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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에 띄운 편지

  가자에 띄운 편지

저자 : 발레리 제나티

출판사 : 바람의 아이들

발행년 : 2006

청구기호 : 청소년 863제19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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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가자 GAZA’ 에 띄운 편지는 이스라엘의 17살 소녀와 20살 팔레스타인 청년이 유리병을 매개체로 시작한 편지를 통해서 서로의 안부를 묻고 걱정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유리병 속에는 '이름 모를 너에게'하고 시작되는 다소 유치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자살폭탄테러로 숨진 결혼을 앞둔 여자의 죽음을 떠올리며 쓰인 진솔한 마음이 담긴 편지가 담겨 있다. 팔레스타인 청년 나임은 가자해변 모래밭에서 우연히 이 유리병 속의 편지를 발견하게 된다. 유리병 속 편지를 받은 나임의 첫 번째 답장은 마음이 열리지 않은 비아냥 섞인 호기심으로 채워져 있지만, 사실 그들 이스라엘 사람들과 팔레스타인 사람들 사이에는 더 큰 '일상의 증오'가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너도 물론 알고 있을 테지만, 테러가 있을 때마다 여기 사람들은 어떻게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무고한 생명들을 그렇게 죽일 수 있냐고 되묻곤 해. 나 역시도 그런 생각이 자주 들었고. 그러다 막연히 ‘팔레스타인 사람들’이라고 부르는 게 무슨 소용이 있을까 하고 생각했지. 우리 쪽과 마찬가지로 너희 쪽에도 당연히 뚱뚱한 사람들과 마른 사람들, 잘 사는 사람들과 못 사는 사람들, 착한 사람들과 나쁜 사람들이 있을 텐데 말이야.”(29~30쪽)

 

“‘나·너·그’ 하는 식의 단수는 존재하지도 않고, 그냥 ‘팔레스타인 사람들’이라는 복수만 있는 거지. 불쌍한 팔레스타인 사람들, 아니면 나쁜 팔레스타인 사람들 하는 식으로 경우에 따라서 바뀌기만 할 뿐 바로 그 복수는 늘 존재하는 거지. 우리를 잘 알지도 못하면서 우리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 우리를 잘 알지도 못하면서 우리를 미워하는 사람들을 위해. 우리는 절대로 ‘하나+하나+하나’가 아니라 늘 400만인 거야. 그러니 사람들은 민족을 통째로 등에 지고서 살아가는 것이고. 무거워. 무거워. 무거워 등이 뭉개질 것만 같아서 차라리 눈을 감고 싶어져 버리지.”(72~3쪽)

 

탈과 나임이 주고받는 편지 형식의 글들을 통하여, 각자의 현실을 살아나가는 두 인물의 마음을 섬세하게 보여준다. 분쟁 지역의 현실과 삶의 의미, 생명의 존엄성, 그리고 절망에 삼켜지지 않으려는 희망을 담고 있는 이 작품은 진정한 ‘평화’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작품이다.